대한민국 최고의 작명가는 누구일까?
요즘 앞을 다투어 자기가 최고의 작명가라고 떠들어댄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물론 자신이 최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고인 사람이 스스로를 최고라고 칭하는가?
최고는 남이 그렇게 알아줄 때 바로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작명소에서 돈벌이 좀 하려고 홍보하느라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에 재야에 숨은 고수들이 많이 있었다.
그 때는 특별한 홍보가 없었으니, 이름을 지어주면서 말한마디 적절히 해주면 품위가 있어 보이곤 했고,
이름 잘 짓기로 소문이 나곤 했다.
동네마다 있었다.
그런데 가장 널리 알려진 이는 광화문에서 작명을 한 김봉수라는 분이다.
지금은 작고하고 없지만, 한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분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작명을 하였으니 다른 곳에 있는 작명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또 건네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니 더욱 유명해진 것 같다.
그는 바로바로 이름을 지어주어 대단한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이름을 보고 한마디 던지면 그것이 핵심을 찌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즉 이름풀이 정도를 하는 사람은 많으나, 이름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누가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기 쉽지 않다.
방송출연을 많이 한 작명가가 최고의 작명가인가?
신문, 잡지에 기사가 난 작명가가 최고의 작명가인가?
아니면 무슨 분야 1위라는 작명가가 최고의 작명가인가?
○○신문(주로 스포츠신문)에서 왜 작명분야 1위를 선정하고 있는가? 신문사가 뭘 기준으로 1위를 뽑고 왜 그런걸 하고 있지?
어디 대상, 1위는 많은 데 2위는 들어본 적이 없다.
1위가 있으면 2위도 있고 3위도 있을 텐데...
거기는 1위만 뽑나?
어쨋는 전혀 믿을 게 못된다.
서로 자신이 대단한 작명가인 양 말을 할 뿐, 그 실체는 알 길이 없다.
아마도 이름풀이를 해보면 어느 정도의 실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두리뭉실 막연한 얘기만 한다면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 역학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대강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작명서적 한두권 보면 이름풀이 정도는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딱 꼭집어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더욱 믿을 것이 못된다. 예컨대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칼국수집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면 그건 엉터리다. 실력도 없는 자가 있는 척 할 때 쓰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이름이든 사주는 그 사람이 예컨대 물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나왔다고 치자. 그러면 그대로 물과 관련된 일을 하라고 전하면 될 것을 마치 도사인 양, 구체적으로 칼국수집을 제시하는 것이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말을 한 자의 머리속에 물과 관련된 일 중 칼국수집이 떠올라 내뱉은 말이기 때문이다. 물과 관련된 일은 칼국수집말고도 술집, 요즘은 생수, 정수기 등등 수많은 일들이 있다. 더 이상의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요컨대 이름을 물어보고, 두리뭉실 막연하지도 않고, 너무 구체적이이서 억지같은 느낌도 안들면서,
이름의 특징, 핵심을 잘 설명하는 사람을 찾자. 그가 최고의 작명가다.